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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운반책 및 전달책의 처벌과 방조 혐의

감명스토리 2021. 8. 11. 10:01

 

보이스피싱 운반책 및 전달책의 처벌과 방조 혐의

 

재산 범죄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입니다. 전화금융사기 역시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전을 갈취하는 범죄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기 사건과는 달리 보이스피싱은 기망자가 유선상으로 피해자를 속인 뒤, 이에 넘어간 피해자가 직접 돈을 전달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무래도 직접 돈을 받아 옮기는 보이스피싱 운반책은 추후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신고했을 때 수사에 의해 검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로부터 금전을 갈취하는 조직 측에서 직접 피해금액을 운반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관련 혐의로 수사기관에 적발된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아르바이트 공고 등의 지원자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이스피싱 운반책 또는 전달책으로 활동하다 수사기관에 검거된 분들의 대부분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사기 범죄에 가담한다는 확정적 고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례에 따라서는 지문을 남기지 않고자 비닐 장갑까지 착용하고 범행에 나선 치밀한 운반책도 있지만(이 경우에는 단순히 방조 혐의가 적용되기 어려운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습니다), 대부분은 단기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 등의 일자리를 찾다가 구체적 범행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관련 사건에 연루된 경우입니다. 범죄 이득액을 직접 챙긴 적도 없고 사건의 내용도 제대로 몰랐으며, 공고를 보고 지원해 수동적으로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보이스피싱 운반책 또는 전달책의 경우 이러한 혐의를 쉽게 벗을 수 있을까요? 간혹 어떤 분들께서는 주도적으로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고 지시 내역이 담긴 대화 내용이나 아르바이트 채용공고에 지원한 사실 등을 증거 자료로 제시하시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이며, 얼마나 주도적으로 행동하였는지는 추후 방조인지 아니면 공동정범인지, 형량은 얼마나 선고할지를 결정할 때 고려할 사항일 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최근의 사례 하나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은 일면식도 없는 의 지시를 받고 모텔 등의 장소에 놓여 있는 현금을 수거한 후, 그 금액에서 자신의 보수를 제한 나머지를 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 수행하는 일이라고는 오직 지정된 장소로 가서 돈을 수거하고 자신의 몫을 뗀 나머지를 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은 검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과 마찬가지로 로부터 지시를 받아 돈을 옮겨주는 보이스피싱 운반책이었던 것입니다. 중앙지검을 사칭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은 다름아닌 이고, 결국 돈도 모두 이 가져갔지만 정작 수사기관에 적발된 것은 이었습니다. 은 단지 소정의 수수료만 받았을 뿐이고 이 사건 피해자를 대면한 적도 없으며, 로부터는 지시만을 받았을 뿐이고 범죄사실에 대한 그 어떠한 설명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과연 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졌을까요?

 

 

씨 역시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원은 그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재판부에서는 비록 범행에 일부 가담하였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엄벌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점, 보이스피싱 운반책 또는 전달책의 경우 전체 범행의 단계를 살펴볼 때 매우 필수적인 역할로 그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피해자에 대한 피해변제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보다 본질적인 의문을 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내용이 다 옳다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저지른 일인데도 불구하고 사기에 가담했다고 할 수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사실 대부분 피의자로 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께서는 이런 주장을 펼치십니다. 절대 몰랐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름아닌 미필적 인식입니다. 씨의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물론 씨는 로부터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내용, 그 돈이 어떤 경위에서 들어오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세부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상식적인 시선에서, 모텔에 놓여 있는 현금을 수거하여 제3자에게 전달하는 그 업무가 불법적인 일이라는 점을 전혀 의심조차 하지 못했을까요?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건전한 상식을 지닌 사람이라면 자신이 하는 행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더라도, 범죄와 연관되어 있으리라는 어렴풋한 인식 또는 의심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한 것 자체가 이미 방조 혐의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방조에 대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는 경찰에 출석할 때까지도 본인이 피의자가 아니라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의 참고인이라고 여기시기도 합니다. 단지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했을 뿐이며, 속아서 보이스피싱 운반책 또는 전달책 업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하십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미필적 인식이라는 문제 때문에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수사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상황이 중대함을 인식하는 분들도 계시고, 당연히 결백할 것이라 믿고 계시다가 검찰에 송치된 이후 또는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야 사안의 심각함을 깨닫는 분들도 계십니다. 무혐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본 혐의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운반책 또는 전달책 역시 보이스피싱 범행의 완성과 이익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그 가담의 정도가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구속수사가 진행되는 사례도 많다는 점 역시 참고하셔야 하겠습니다. 애초부터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범죄이기에 수사과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본 혐의에 대응하실 때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쉽게 혐의를 부인할 수 있다거나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하실 것이 아니라, 처음 경찰조사를 앞둔 시점부터 사안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툼의 여지가 있는지를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에서 상담을 받은 뒤에 수사과정에서부터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도움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추후 있을 수 있는 영장실질심사에도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최대한 선처를 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반드시 이 점 참고하셔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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